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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가제가 없어지면 책 가격이 정말 내려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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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출처 https://pgr21.com/recommend/3205 

안녕하세요. 원래닉으로 복귀한 피지알러 스테비아입니다.

닉네임을 원래대로 돌린 이유는 이 글을 쓰기 위해서였습니다. 키보드로 패실 때 사정을 좀 봐 달라는 차원에서ㅠㅠ

 

과거 저는 출판사 직원일 때 도서정가제에 대한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요.

https://pgr21.com/freedom/61029

 

원래 7부작으로 글을 쓰려고 이 글의 대부분은 8월에 완성되었습니다. 마지막 수정일이 8월 23일이었고, 14000자 정도 되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전에 #11을 마구 쏟아내다 보니 17000자 가까이 됐습니다. 죄송합니다 ㅠㅠ

 

그때도 도서정가제 글을 올리고 싶었는데 올리지 못한 이유가 세 가지 있는데요.

첫째는 게을러서입니다(...) 마지막 11번을 정리하기가 어려웠어요.

두번째는, 결국 제가 알고 있던 것들을 돌아보는 도중에 '도서정가제가 없어질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세번째는... 9월의 피지알 자유게시판을 보시면 아실겁니다(...)

 

그럼 이 문장을 마지막으로 전체 17000자가 되었으니 본론을 진행하겠습니다.

 

[목차... 대신, 이 글에 대해 읽는 법을 몇 가지 추천드립니다. 다 읽기엔 너무 길어서요ㅠㅠ]

 

1. 차근차근 쭉 읽어보셔도 재미있....을 겁니다.

 

2. 제목에 대한 결론이 궁금하시면 #7부터 읽으시면 됩니다.

 

3. 전체적인 결론이 궁금하시면 #11로 가시면 됩니다.

 

 

 

#1

     

 

저는 알라딘 플레티넘 회원 출신의 책방지기입니다. 책을 읽는 것보다 사 모으는 게 좋았고, 선물하는 건 더 좋아했습니다. 2014년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이렇게 책 선물을 하다가는 곧 파산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감사하게도 그 다음 해에 좋아하던 출판사에 입사했습니다.

     

 

출판시장의 영세한 환경 덕분에 저는 인쇄소와 제본소, 유통, 서점, 영업, 판매 등등 나무를 종이로 바꾸는 작업 말고는 다 조금씩이라도 훑어보고 건드려보고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2017년엔 남의 서점을 운영했고, 2018년부터는 내 서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 목표는 남의 책을 내는 거고 내년 목표는 제 책을 내는 겁니다. 책밥을 참 다양하게 먹고 있네요.

     

 

본론으로 넘어가겠습니다. 도서정가제로 인해 독자는 이익을 볼 수 없었는데 과연 이것은 누구를 위한 법일까요? 서점인일까요? 출판사일까요? 도서정가제는 왜 유지되고 있는 걸까요?

     

 

국민청원 20만을 돌파한 독자들의 주장도, 출판사와 서점의 목소리도 많은 시기입니다. 도서정가제에 대해 5년 전에는 출판사의 입장에서, 3년 전에는 독자의 입장에서 글을 썼습니다. 이 이야기는 거기에 서점 경험을 더한 정리본입니다.

     

 

이 이야기는 그래서 이미 결론까지 모두 정해져 있습니다. 대안과 해답 없이 징징대는 글은 쓰고 싶지 않아서 매번 뒤로 미뤘고, 언제나 욕 먹을 각오로 썼는데 이번 역시 부담도 됩니다.(다행히 앞선 두 글에서는 욕을 먹지 않았습니다만 이번엔 과연...) 서점과 출판사, 동네서점, 정부, 독자가 해야 할 방향까지 결론을 내린 다음 집필을 시작했습니다.

     

 

스포일러를 드린다면.. 출판사가 이득인 법이라면 저는 퇴사를 하지 않았을 거고, 언젠가 없어져야 할 악법이라면 저는 서점을 창업하지 않았을 겁니다. 차라리 독자의 입장에서 목소리를 내고 더 많은 책을 사는 다른 직업을 택했을 거예요.

     

 

한줄요약은,

도서정가제의 할인율이 풀린다면 오히려 우리가 시중에서 보는 책들의 정가를 30%가량 올라갈 겁니다. 

책 가격은 2만원대가 되겠죠. 어째서? 정말? 왜 그런지 살펴볼까요.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2

     

 

도서정가제로 인한 모든 원망은 대부분 출판사로 향하고 있습니다. 출판사들의 로비로 인해 생긴 법이다, 단통법에 버금가는 악법이다 등등… 하지만 사실은 조금 다릅니다. 출판시장이란 곳은 출판사들이 도서정가제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곳입니다. 그러면 이 법을 출판사들이 제안한 게 아니다? 아뇨. 출판사들이 20년 동안 애원한 끝에 만들어진 법입니다. 근데 출판사들은 [망할] 각오를 하고 도서정가제를 진행시켰습니다.

     

 

팩트1. 도서정가제로 인해 살아난 시장은 출판사가 아닌 서점이다.

     

 

실제적으로 도서정가제의 가장 큰 수혜자는 서점입니다. 그래서 저는 출판사에서 탈주해 서점을 열었어요.

 

여기에 대해 설명하려면 공급률이란 개념에 대해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공급률이란, 출판사가 도매상 또는 대형서점과의 직거래에서 실제 책을 주는 가격을 선정하는 비율입니다. 예를 들어 15,000원짜리 정가를 가진 책이 있다면, 출판사는 대형서점과의 협상을 통해 공급률을 선정합니다. 65%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15,000 * 0.65 = 9,750원

     

 

서점에서는 이렇게 9,750원에 들여온 책을 판매합니다. 정가대로 팔면 5,250원의 이익이 남겠고, 10% 할인해서 팔면 3,750원의 이익이 남겠네요.

     

 

도서정가제 이전 시장에서 서점은 박리다매를 통해 이윤을 창출했습니다. 30%할인도, 출판사와의 공급률 협상을 통해 40% 할인도 가능했습니다. 30%할인을 했으면 5%가 남았을테니, 750원의 이익이 남았을 겁니다. 영업이익이 5%인 회사라니! 전 절대 투자하지 않겠어요. 하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땡큐입니다. 이게 뭐가 문제인지는 뒤에서 다시 나오니 일단 ‘공급률’이란게 있구나.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그러던 시장에 도서정가제가 10%할인율 고정으로 개정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체감하시듯 도서정가제 이후 도서 구매량은 대폭 줄었습니다. 설마 도서정가제 합니다! 하고 그 원망 가득한 시장에서 정가를 쉽게 올릴 수 있는 출판사는 없었습니다. 도서정가제 이후 출간되는 책의 정가는 큰 폭으로 변하지 않았습니다. 출판사에서는 정가가 조금 내렸다고 발표하지만 우리는 체감하지 못했으니 고정된 걸로 해요.

출판사는 9,750원에 세 권 팔리던 책이 한 권만 팔렸으니 매출이 삼분의일로 줄었겠네요. 그럼 서점은? 750원 남기다 3,750원을 남깁니다. 책 다섯 권 팔던 시절보다 이익이 늘었습니다.

시장논리로 따지면 출판사는 서점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야!! 공급률 올려줘!! 니들만 먹고 사냐? 노나먹자고! 책 안 준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역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3

     

 

역사1. 낭만의 시대(?)

     

 

어느 가게에서도 주민등록증을 꺼낼 일이 없는 연배가 되신 제 윗세대들의 기억에는 집집마다 다니며 전집을 팔던 방문판매사원을 기억하실 겁니다. 음. 전 잘 모르겠네요. 여튼 온라인시장은 활성화되지 않았고 경기는 좋고 인건비는 낮았던 90년대에는 출판사와 독자 간의 직거래가 가능했던 시절이었죠. B2C라고 하나요?

     

 

이 시절에는 출판사가 서점에 대해 나름 ‘갑’이었습니다. 출판사 영업사원들은 전국 팔도의 서점들을 직접 돌아다니며 책을 소개했고, 전집 등 동화책을 파는 출판사에서는 방문판매도 가능했습니다. 영업자들은 새 책을 소개하기도 하고 밀어넣기도 하고 실랑이를 벌이며 발품을 팔아 신간을 소개했습니다. 물론 X양유업처럼 슈퍼갑은 아니었습니다. 인터넷뱅킹이 없던 시절 우리 ‘을’ 서점 주인들은 영업사원이 직접 올 때까지 장부와 함께 책 판매대금을 고이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찾으러 안 오면 내 돈인 걸로! 매월 결제일이 되면 일찍 일어나는.. 아니 책방에 먼저 찾아가는 영업사원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돈을 받아갈 수 있었고, 서점 주인과 친해야 잔액을 낮게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서점과 출판사 사이에서는 '매절'이라는 개념으로 공급률 인하가 가능합니다. 규모에 따라 30부~100부 이상 한 가지 책을 사고 반품을 받지 않는 조건으로 공급률을 5%정도 낮추는 방식입니다. 과거 70~80%공급률 시절에는 10%를 낮추는 것도 가능했습니다만 지금은 60~65%에서 10%란 건 엄청난 비율이기 때문에 어려워요. 이건 된다! 싶은 책이 생기면 출판사 영업사원은 서점 주인과의 협상을 통해 매절 계약을 진행합니다. 책이 잘 팔리면 윈윈이겠지만 아닌 경우 서점 주인은 잔액을 올리려고 하겠죠. “책 다 팔릴 때까지 잔액 늘릴거야!” 이렇게 영업사원과 개별 서점 사이 낭만.. 아니 밀당이 가득했습니다. 그만큼 서로가 서로에게 흥정할 수 있는 영역이 있었고, 시장의 암묵적인 룰이 지켜졌다고 할 수 있겠죠. 전국 수많은 책방에서 매달 이와 같은 실랑이가 오갔습니다.

그러다 출판시장에 대격변을 몰고 온 사건이 생깁니다. 바로 '온라인서점'의 등장입니다.

     

 

(사족) 흥미롭게도 출판계에는 이때의 유산들이 남아 있습니다. 서점에서 정해 준 결제일이 되면 오래된 출판사의 영업사원들은 누구보다 빠르게 움직입니다. 먼저 가서 결제를 하지 않으면 다른 출판사가 우리 대금까지 털어갈 수 있으니까요. 즉석에서 써 주는 어음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온라인뱅킹이 되는 세상이지만 그 사장님들은 절대 그러지 않아요... 저는 오래된 거래처가 많은 오래된 출판사에 있었던 탓에 가서 돈 주세요 하고 징징대보기도 했습니다.

경영의 어려움을 겪는 서점들은 잔액 대신 돌려줘야 할 책을 팔아서 생계를 유지하는데요. 그러면 서점이 결제해야 할 잔액보다 남은 책이 부족한 상황이 됩니다. 그러다 어느날 베테랑 영업사원이 이 서점의 책들이 계속해서 줄고 있다는 걸 발견하고는 남은 책을 빼고 잔액 결제 요구를 합니다. 그렇게 한 출판사의 책이 ‘텅’비는 일이 반복되면 종합서점이 더 이상 종합서점이 아니게 되어버려 결국 부도 절차를 밟는데요. 이땐 전쟁이 납니다. 전국 영업자들이 '내돈내놔! 아니면 책이라도내놔!' 하고 찾아가거든요. 하지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 직접 서점을 운영하는 출판사 중 일부는 서점 주인과의 뒷거래(...)를 통해 부도 공지 하루 전에 방문해 다른 출판사 책까지 쓸어갑니다. 정보에서 늦으면 책도 돈도 다 떼이죠. 이놈의 시장은 유통구조부터가 아직 20세기에 머물러 있습니다.

     

 

 

 

#4

     

 

역사2. 공급률 전쟁

     

 

온라인서점의 등장은 말 그대로 출판계에 대격변이이었습니다. 집에서 편히 책을 고르고 주문하면 집에 갖다 주더니, 어느날부터는 아침에 주문하면 저녁에 책이 도착합니다. 알리딘이 생기고 예스24가 생기고 인터파크가 생기고.. 결국 무료배송까지! 가격경쟁력까지 확보했으니 그야말로 규모의 경제 그 자체죠. 참, 저는 출판사 입사 전에는 경제학도였습니다.(가지가지도 한다) 그야말로 세상이 바뀐다고 여기며 책을 사 모으다 보니 플레티넘 회원이 되어 있었습니다. 어느 해인가 알라딘에서 가끔 발표하는 통계를 보니 제가 구매 상위 0.37%더군요..

     

 

IMF 이후 IT기술의 발전과 버블이 함께하던 21세기 초. 출판사는 인건비와 물류비를 대폭 줄이면서 책을 공급할 수 있는 온라인서점을 환영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출판계는 건들지 말아야 할 것을 건드리면서 자멸에 빠집니다. 위에서 설명한 공급률이죠.

     

 

가정) '데미안'을 M학동네와 M음사, M학과지성사에서 동시에 출간했습니다. M학동네 영업사원이 온라인서점을 방문합니다. 20년 전이니까 만원짜리 책으로 할게요.

     

 

M학동네 : 공급률 80%니까 8000원 주세요!

A라딘 : 근데 이거 좀 대박나겠는데요? 70%에 주시면 25% 할인해볼게요!

M학동네 : 오케이!

A라딘 : M음사님, M학동네에서 70%에 줬는데 이거 같은 책으로 경쟁되겠어요?

M음사 : 아니 이것들이!! 저희는 65%에 가겠습니다. 30% 할인해주시죠!

  

물론 공급률이 5%씩 깎이진 않았습니다. 그러면 매출에 구멍이 남겠죠. 1%를 가지고 서점MD와 영업자들은 오랜 시간 동안 어마어마한 실랑이, 아니 전쟁을 벌여왔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슬슬슬 내려간 공급률 덕분에 온라인 서점은 할인을 더 할 수 있었고, 독자들은 신이 났습니다. 영업자도 신났죠.

그런데 출판사는 어째서인지 책은 많이 팔리는데 매출이 그대로입니다? 하지만 일단 살아남는 게 중요한 시대니까, TV에서 책책책 책을 읽자고 캠페인도 해 주니까 독서문화 장려를 위해 넘어갑니다. 내려간 공급률은 서로 소문이 나고, 1~2%씩 차이는 났지만 온라인서점과 대형서점들은 비슷하게 낮은 공급률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질문. 영업자들은 왜 제살깎아먹기를 했을까?

     

 

앞에서 말씀드린 방문판매사원을 기억하시나요? 출판사 영업직은 IMF와 온라인주문 시대를 만나 추풍낙엽처럼 쓸려 갔고 방문판매는 아파트가 많아지고 치안에 대한 수요가 많아짐과 동시에 점차 사라졌습니다. 출판사 또한 사람 쓰는 것보다 공급률 낮추고 온라인서점에 파는 게 훨씬 좋았죠. 그런 영업환경에서 살아남은 건 야수의 심장...이 아닌가? 여튼 살아남은 자가 강하다!!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영업자는 회사의 영업이익에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중요한 건 매출이나 판매량이죠(...) 그래서 영업자들은 위와 같은 공급률 경쟁을 통해 어떻게든 책을 팔아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본래 잘 팔리던 스테디셀러들도 문고본 보급판으로 만들어서 투트랙으로 팔았습니다. 당연히 원래 나가던 무선판 책에 타격을 줬죠. 10여년 후, 제가 출판사에 들어갔을 때도 이 공급률 전쟁의 잔재들은 여전했고 물류창고에도 가득했습니다. 숨이 막혔습니다.

     

 

출판사 : 왜 책을 열심히 파는데 수익이 없지?

영업자 : 그..게요 온라인서점이 후려치기를… 징징징

출판사 : 다른데들도 다 이걸 받아들인다고?

영업자 : 다른 영업자들도 그렇게 하는데 우리만 안하면 죽어요!

출판사 : 도대체 이 시장 누가 이렇게 만들었냐?

영업자 : .....

     

 

그렇게 출판사들은 셀프로 망해가기 시작한 걸 느꼈습니다. 안되겠다 공급률을 다시 올려야겠다!

     

 

 

 

#5

역사3. “슈퍼을”이 된 온라인서점

     

 

- 2010년 초.

     

 

IMF부터 출판사를 이끌어 오신 우리의 영업사원들은 이제 부장급 또는 명퇴의 시간이 다가오네요. 회사야 나 퇴직금 받을 때까진 망하지 마라! 공급률? 현장에서 젊은 너희들이 조정해야지! 우린 다 그거 싸워가면서 경쟁하면서 살아남았다고! 2000년대의 영업자들은 북마케팅 교육에서도 "내가 공급률 50%에도 때려넣어봤지!"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수금하러 다닐 일이 없어진 영업사원들의 이름을 바꿔줍니다. 이제 너희들은 마케터란다.

     

 

공급률을 올리기 위해 다시 온라인서점을 찾아간 용감한 신입 마케터들. 하지만 이제 온라인서점의 출판사의 말을 들어 주지 않습니다.

“공급률 올릴거야? 응 책 빼. 출판사 많아^^”

     

 

어느새 온라인서점은 슈퍼을이 되어 있었습니다. 출판사들의 매출 비중에서도 온라인서점과 대형서점의 매출은 70~80%선이 되어 있었습니다. 큰손인 것만으로는 슈퍼을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온라인서점의 독보적 성장은 독자들에게 책 선택을 강요할 수 있는 시장이 되었습니다. 책이 너무 많으니까 내가 몇 가지만 모니터에 먼저 띄워 줄게!

     

 

     

 

책이야기1 “어머, 이건 사야 해!”

     

 

오프라인 서점에서 독자들은 두 종류의 책을 만납니다. 표지가 보이는 책, 책등이 보이는 책. 새로운 책들이 들어오면 서점 주인은 서가에 꽂아 둘 책과 매대에 올려서 표지가 보이도록 두는 책을 선별합니다.

과거에는 이 과정에서 출판사 영업사원들의 피튀기는 경쟁이 있었답니다. 우리 책을 한 권이라도 더 매대에 올려 둬야 해! 거친 숨을 몰아쉬며 제일 먼저 달려와 매대 절반을 우리 출판사 신간으로 차지하고 떠난 영업사원1과 뒤늦게 책방에 와서 수금을 하지 못해 불안한 마음에 그 책들을 우리 책으로 덮어두고 떠난 영업사원2와 그걸 지켜보는 책방주인.. 지금은 광고매대를 제외하면 일반매대가 더 좁아졌고, 한 달에 출간되는 책은 많이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마케터들은 여전히 바쁩니다.

     

 

하지만 온라인서점의 등장으로 인해 우리는 출판사 직원의 노력으로 매대에 올라가는 책 대신 입소문으로 알게 된 좋은 책들을 온라인에서 빠르게, 그리고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한동안은 말이죠. 그렇게 시장의 전체 파이가 온라인서점들의 몫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광고가 붙었거든요.

     

 

온라인서점의 ‘제휴 및 광고 안내’를 확인해 보세요. 광고 상품 및 단가 안내 PDF파일을 누구나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온라인서점 전면에 보이는 네 권의 책은 월 200만원을 내야 그 자리에서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온라인서점 메인화면에서 볼 수 있는 책들은 대부분 광고도서입니다.

     

 

이외에도 우리가 책에 대한 정보를 받는 루트는 유튜브나 네이버 책문화 코너, 인스타그램의 독서후기 등이 있을 겁니다. 우리는 굉장히 많은 광고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책을 고르는 즐거움’은 눈치채지도 못할 만큼 조금씩 수동적으로 변했습니다. 더 이상 우리는 ‘새로나온책’코너에서 책을 찾지 않습니다. 책은 서서히 마케터의 보도자료와 온라인서점MD의 추천, 다른 사람의 평점으로 고르는 물건이 되었습니다.

     

 

어느덧 독자들에게 인터넷서점은 B2C같은 존재로 각인됐습니다. 그렇기에 ‘공급률’이란 개념도, ‘매절’이란 개넘도 우리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서점은 직접 책을 만드는 곳이 아니라 유통사입니다. 책의 저작권은 출판사와 저자에게 있습니다.

     

 

(본편에서 온라인서점을 빌런처럼 묘사했지만, 사실 온라인서점은 도서정가제로 수익구조가 개선된 이후로는 공급률을 어느 정도 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예전 같으면 본사에 발도 못 붙였을 신생 출판사들의 책도 거래가 가능해졌구요. 그리고 사실 온라인서점의 광고단가는 매출대비로 보면 오프라인 대형서점에 비해 저렴한 편입니다.)

     

 

오프라인 서점은 다를까요? 교보문고 매대에 깔린 도서들은? 매대 테이블을 잘 보시면 광고도서라고 적혀있는데요.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살펴보시면 놀라실 겁니다. 광고단가를 보면 더 놀라실 거고요. 출판사 SCM에서 그 매대에서 몇 권의 책이 팔리는지 확인하시면 저처럼 탈주버튼을 누르게 됩니다(...)

     

 

너무나도 줄어든 도서시장은 음악시장과 비슷한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사재기를 통해 차트에 진입시키면 최순실이 쓴 책도 베스트가 됩니다. 다행히 출판업에선 사재기는 여러 형식으로 막고 있지만, 대신 광고가 말 그대로 범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범람하는 광고는 독자의 책 고르는 방식을 서서히 수동적으로 바꾸었습니다.

     

 

온라인서점을 이용하시는 분들, 특히 저처럼 고정적으로 월급의 일정액을 책 사는 데에 쓰시는 분들은 ‘잘못 산 책’에 대해 많이 느끼실 겁니다. 제목 보고 열심히 골라서 주문했는데, 열 권 사서 두 권정도 꽝이 나오면 욕도 함께 나옵니다. 너무 익숙해져서 자연스럽게 중고판매 버튼이나 서가 제일 눈에 안 띄는 곳에 쟁여놓게 됩니다.

     

 

책을 고르는 즐거움 대신 책을 고르는 피곤함이 된 상황에 대해서는 다른 나라에서도 먼저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동네서점의 필요성입니다. 저도 상황상 너무 공감이 되다 보니 동네책방을 어렵게 운영해 나가면서도.. 한편으로는 주변에 책방 한다는 분들 있으면 말리고 있습니다. 이것까지 설명하면 글이 아니라 책을 써야 하는데ㅠㅠ

     

 

 

 

#6

역사4. 위기 – 할인의 황혼에서 사양산업이 된 출판업

     

 

공급률을 더 이상 양보하지 못하는 상태까지 간 출판시장. 이렇게 되기 한참 전인 2000년대 초반부터 출판계는 도서정가제를 끊임없이 요구해 왔습니다. 공급률을 가지고 장난치는 시장에서는 장기적으로 책 가격 또한 기형적으로 변합니다.

     

 

서점에 가지 않고도 책을 고를 수 있는 세상 알라딘과 yes24, 인터파크를 통해 우리는 무료배송과 하루배송의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엄청난 할인까지 즐겼죠. 하지만 즐거운 축제가 오래 가기에는 세상은 계속 변하고 있었습니다. 종이값이 올랐습니다.

     

 

팩트3. 물가는 오르고 종이값은 더 오르고 제작비는 더더 오르고

     

 

물가는 상승하고 나무는 줄어드니 당연히 종이값은 언제가 오르겠죠. 종이책의 원료가 되는 국제 펄프 가격은 2014년 대비 20% 상승했습니다. 제지 가격은 물론, 인쇄소와 제본소에서의 비용도 상승했습니다. 책은 300부를 찍을 때와 1000부를 찍을 때 가격이 크게 차이나지 않거든요. 종이값 빼고는 말이죠. 당연히 300부를 찍을 때와 1000부를 찍을 때의 가격 산정에도 차이가 납니다.

     

 

이렇게 늘어난 제작비는 가랑비처럼 출판사 경영에 조금씩 조금씩 악영향을 줬습니다. 온라인서점 초창기에는 책이 더 많이 팔리는 시대가 되었으니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었겠죠. 하지만 오랜 할인경쟁의 결과 출판사는 내부에서 경비를 삭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현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열심히 일해도 한 달에 130만원... “출판계는 원래 이런 건가요?”

https://www.readers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97126

 

출판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의 평균연봉은 상상 그 이하입니다. 제가 있었던 출판사는 설립된 지 40년이 넘었고 나름의 인지도와 스테디셀러들을 확보하고 있는 회사였지만 경영상태는 너무도 열악했습니다. 제가 퇴사하고 2018년에 우리나라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니던 회사는 신입사원 초봉을 올려야 했습니다. 이전 금액으로는 최저임금을 맞추지 못할 정도였으니까요. 이 정도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아시리라 믿습니다.

     

 

도서정가제가 출판사의 로비로 인해 생겼다는 주장을 펴는 분들이 있습니다. 출판사 직원들 대다수는 책이 좋아서 묵묵히 일하고 계시고, 출판사 대표 대다수도 아마 로비할 만한 돈이 있으면 출판 말고 다른 사업을 했을 거예요.

     

 

한국의 도서시장에서는 번역서가 다른 나라보다 훨씬 높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물론 그만큼 우리 국민들이 다양한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출판사들도 그 이야기들을 전달하고 싶은 욕구가 있겠지만, 또다른 이유는 ‘실패하지 않기 위함’입니다. 검증된 책을 가져오면 최소한의 판매는 이루어지지만, 새로운 작가의 책 발굴은 위험을 안고 가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우수한 번역가들이 많이 배출되었습니다. 하지만 인건비 문제와 번역서 비중이 높아지는 문제는 양질의 출판편집자들이 다른 시장에 지속적으로 유출되는 문제를 겪었습니다. 이것 역시 아주 서서히 이루어졌죠.

     

 

이렇게 인건비를 아끼면서 자연히 우수인력은 다른 시장으로 떠났습니다. 여전히 책이 좋고 글이 좋아 편집을 계속해가는 우수한 출판인들이 계시지만, 그 능력에 비해 좋은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게 사실이지요. 글밥을 먹으며 살고 싶은 우수한 능력자들은 다른 시장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도 두각을 드러냈습니다. 바로 게임과 영화, 드라마 시장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양질의 콘텐츠들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방향이 나쁘지만은 않다고 봅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지만 이쯤에서 도서정가제 이야기로 돌아가 볼까요?

     

 

 

#7

팩트4. 도서정가제에서 할인율이 조정되면 출판사는 정가를 올려 대응할 수 있다.

     

 

도서정가제가 폐지되면 책 정가가 대폭 올라갈 겁니다. 어쩌면 서서히 올라갈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다음의 상황에서 출판사가 어떻게 행동하고 싶을지 생각해 봅시다.

     

 

15,000원 정가에 10% 할인해 13,500원에 파는 책

20,000원 정가에 30% 할인해 14,000원으로 파는 책

     

 

번역자는 다르지만 내용은 같은 두 책이 동시에 나왔습니다. 독자는 어째서인지 20,000원짜리 책을 사는 편이 손해를 덜 본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독자가 사는 책 가격은 오히려 더 비싼데도요. 시장은 우스꽝스러워질테고, 독자들은 조삼모사를 논하는 원숭이같은 포지션이 되겠죠. 출판사는 비싸게 내고 공급률을 할인하는 편이 낫겠네요. 이후로 공급률 전쟁이 다시 벌어질거고 25,000원짜리 책을 12,500원에 싸게 살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도서관은 예전처럼 책을 많이 구입할 수 있을까요?

     

 

출판사가 책을 할인할 여력이 있다면 도서정가제가 아니더라도 저렴한 가격에 책을 내면 될 일입니다. 당연히 더 팔릴 수 있다면 가격을 내리겠죠. 하지만 책 정가가 더 내려가지 않는다는 건, 그럴 여력이 없다는 겁니다.

     

 

오래전 절판된 책이 개정판으로 나왔는데 정가가 터무니없이 올랐다는 지엽적인 데이터를 토대로 전체 도서 정가가 올랐다는 결론을 내리는 분이 있는데요. 출판사가 바뀌면 저작권에 대한 새 계약을 체결해야 하고 번역료를 새로 들여야 합니다. 새로 만들어진 책은 비싸진 종이값과 저작료, 번역비를 모두 지불해야 나올 수 있었을 겁니다. 출판사 입장에서도 저렴한 가격에 많이 팔고 싶을거예요.

     

 

팩트5. 지금도 책의 정가는 출판사가 맘대로 정할 수 있다.

 

경제논리대로라면 도서정가제 때문에 책 가격이 오를 이유는 없어야 합니다. 출판사가 정가를 내려 대응하면 되니까요. 출판사 입장에서도, 정가를 내려 대응이 가능하다면 도서정가제 이후 1/3토막난 매출을 감수하고 있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소비자가 착각하는 구간이 여기에 있습니다. 서점은 책을 만드는 곳이 아니라 유통사입니다.

 

할인 이전의 가격으로, 15,000원짜리 책을 30% 할인해 10,500원에 팔았다면 도서정가제 이후로도 정가를 10,500원으로 조정하면 되겠죠. 그런데 공급률이 그대로라면? 출판사는 서점에 6000원대에 책을 공급해야 할 겁니다. 결국 공급률이 그대로라면 불가능합니다.

 

팩트6. 책 가격은 도서정가제 없이도 다시 내려갈 수 있다.

     

 

책 가격을 내리는 가장 빠른 방법은 ‘공급률 정상화’입니다.     

 

간단하게 설명해 보겠습니다. 위에서부터 계속해서 15,000원 정가의 책을 말했으니 같은 가격으로 비교해 볼까요.

     

 

60% 공급률로 공급할 경우 : 15,000*0.6 = 9,000

70% 공급률로 공급할 경우 : 13,000*0.7 = 9,100

     

 

공급률이 10% 차이가 나면, 출판사는 정가를 2,000원 낮추고도 100원의 이익을 더 가져갈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10%는 조금 어려울 것 같군요. 그럼 65%로 계산해 볼까요?

     

 

65% 공급률로 공급할 경우 : 14,000*0.65 = 9,100

     

 

지금보다 공급률이 5% 조정될 경우, 우리는 시중에서 천 원 더 싼 책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팩트6. 책은 한꺼번에 많이 찍을수록 단가가 낮아진다

     

 

출판사 ‘바른북스’의 자비출판 단가표를 보면, 100부를 찍을 때 100만 원, 500부를 찍을 때 180만 원, 1000부를 찍을 때 250만원의 제작비를 요구합니다. 책은 한꺼번에 많이 찍을수록 단가가 급격히 낮아집니다.

     

 

종이를 구입할 때 드는 비용도 양이 많아지면 당연히 할인이 되겠지만. 이후 인쇄와 제본 과정에서의 인건비가 동일하게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현재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을 것 같은 책의 초판 부수는 출판사마다 큰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가 시중에서 보는 2만원이 넘어가는 책들의 경우 500부를 찍을지도 모르겠어요. 만약 1,500부 초판 인쇄하는 시장에서 3,000부를 찍는 시장으로 넘어갈 수 있다면, 아까 15,000원짜리 정가의 책도 13,000원으로 낮출 수 있을지 모릅니다. 아니, 더 낮아질 지도 몰라요. 출판사의 이윤은 14,000원에 1,500부를 파는 것보다 13,000원에 3,000부를 판매하는 게 더 나으니까요.

     

 

하지만 여기서부터는 출판사의 역량을 벗어납니다. 3,000부 찍어서 다 팔 수 있으면 당연히 그렇게 찍겠죠. 하지만 시장 자체가 워낙 작아졌습니다. 하지만 도서시장을 살릴 수 있다면, 기본 수요가 충분하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죠. 기본수요를 만들기 위해서는 보다 큰 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책 생태계 자체의 활성화'입니다.

     

 

 

#8

동네서점의 힘 1. ‘능동적으로’ 책을 고르는 ‘즐거움’

     

 

온라인서점에서 주문한 책을 읽어 보고 “으악!”을 외치는 경우가 있었을 겁니다. 출판사에서도 보도자료와 책 소개글 등으로 책을 고르는 데에 도움을 주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직접 낸 책인데 ‘객관적으로 이 책은 별로입니다’라고 소개할 순 없어요. 마케터로 살아 본 저는 온라인서점 장바구니에서도 어느정도 솎아낼 수 있지만요.

     

 

앞에서 온라인서점이 우리가 책을 고르는 방식을 점차 수동적으로 만들게 됐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언뜻 공감하기 힘든 말일 수도 있지만, “으악”을 외치는 이유는 결국 우리가 어느 정도 그런 수동적 책 고르기에 익숙해졌다는 말이기도 해요.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보다 능동적으로 책을 고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형서점으로 가보면 또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능동적으로 책을 고를 수 있는데... 책이 너무 많아요!!! 우수인력이 빠진, 편집의 큰 질적 차이가 없는 시장이 된 출판시장은 이제 자비출판과 저품질 도서 비중이 대폭 늘어났습니다. 하루에 출간되는 책만 백 권을 거뜬히 넘어갑니다. (사실 200권도 넘는데 오버한다고 할까봐...) 수많은 책들 사이에서 능동적으로 책을 고르기보다는, ‘책을 고르는 피로’를 느끼게 됩니다.

     

 

바로 이 사각지대에서 동네서점은 여러분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서점 주인이 먼저 “으악!” 하고 필터링을 거쳐 선별한 양질의 책 사이에서 직접 고를 수 있기 때문에 능동적인 면과 책을 고르는 즐거움 모두 즐길 수 있습니다. 친해지다 보면 내 취향에 맞는 책들이 점점 늘어나는 기쁨도 누릴 수 있구요. 단, 책방지기가 그만큼 열심히 해야겠고 그런 분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겠죠.

     

 

동네서점의 힘 2. 공동구매 효과

     

 

온라인서점에서는 매입하는 수량이 고정되어 있습니다. 품절이 되지 않을 만큼만 가지고 있다가 그때그때 50부씩, 매절 가격으로 주문하면 되니까요. 베스트셀러를 노린 대형 작품이 아닌 일반적인 책들의 정가는 결국 초판 부수에 따라 정해집니다. 온라인서점에서는 아무리 많은 책이 팔린다 해도 초판 부수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전국의 동네책방은 천여 개 정도라고 합니다. 만약 동네책방이 삼천 개 정도로 늘어난다면 어떻게 될까요? 출판사는 좋은 책을 낼 때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1,500부 대신 3,000부를 찍을 수 있습니다. 삼분의일의 동네서점만 세 권씩 주문한다 해도 초판은 나갈 것이고, 보통 그렇게 소량으로 가져간 책들은 반품률이 높지 않으니까요.

     

 

동네서점의 한계

     

 

그럼에도 역시 동네서점에 가기 꺼려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역시 ‘가격’입니다. 10%할인을 하지 않는 동네서점이 많죠. 그 이유는 동네서점과 대형서점이 10% 이상의 공급률 차이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또 공급률이네요) 동일한 할인율은 독자의 요구에 동네서점이 맞춰야 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이를 위해 출판사들은 동네서점과의 직거래를 통해 공급률 불균형을 맞춰 주려 노력하고 있답니다.     

 

 

#9

이야기를 슬슬 마무리할 시간입니다. 이후의 나머지 챕터들은 출판과 관련된 각 이해당사자에게 저의 이야기를 전하는 페이지로 쓸게요. 잠시 더 먼 옛날의 이야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역사5. 도서정가제 평행우주(?)

     

 

우리나라가 옛날에 완전 도서정가제가 적용된 시장이었다는 것 알고 계신가요? 1981년 4월 1일, 도서는 공정거래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정가판매 허용상품’이 되었습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이전에는 도서 역시 할인경쟁이 계속되던 시기도 있었다는 건데요. 1980년 공정거래법이 생기면서 오히려 도서시장은 할인경쟁에 속하면 안 된다는 결론을 내리고 보완에 들어갔던 겁니다. 이후 출판시장은 같은 역사를 반복하고 있어요.

 

     

 

현실1. 책보다 재미있는 수많은 것들 (상대적)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 이유는 가격에만 있지 않습니다. 오늘 하루 신문기사와 커뮤니티 사이트의 글과 댓글들, SNS 속 친구들과 지인들의 글들을 모두 합하면 얼마나 될까요? 카톡으로 친구와 나눈 대화는 몇 글자일까요? 스마트폰이 보급된 이후 사람들이 하루에 읽는 활자 수는 오히려 늘어났습니다.

인간은 여전히 읽는 능력이 있고, 심지어 더 빨라졌습니다. 단지 재미와 가성비의 우선순위에서 책이 밀려났을 뿐입니다. 가성비에 대해서는 앞에서 책 가격으로 많이 이야기했으니 재미 부분으로 넘어가볼까요? 책은 원래 재미가 없었을까요?

     

 

현실2. 예전보다 재미없어진 책 (절대적)

     

 

영화나 드라마, 웹툰에 비해 책이 재미없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책이 가진 특유의 긴 호흡입니다. 이 서사성은 책이라는 물건에 대한 진입 장벽을 강하게 느껴지게 합니다. 하지만 책이 언제까지나 재미없는 물건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책이 귀한 물건이었던, 지금처럼 시청각 자료로 상상력을 보완해주지 못했던 시절에는 자세한 배경 묘사와 심리 묘사가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영화와 음악이 가득했던 시대에 책이 살아남은 이유는, 재미있었기 때문이에요.

     

 

1970년대의 호황에 이은 1980년대의 3S 정책은 스크린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는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당대의 지식인들이 모이는 지점은 아직 영화보다는 책과 잡지 시장이었습니다. 덕분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당대의 기획력과 편집력을 갖춘 인재들이 힘써 만든 결과물이 고스란히 책에 녹아 있었습니다.

이 시대에 나왔던 우리나라 책들은 그야말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흡입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음 페이지 다음 챕터를 읽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드는 필력을 가진 분들도 가득했지만, 시간과 공간을 버무려서 영화 <메멘토>와 같이 역순으로 배치하는 책도 있었습니다. 우연히 펼쳐든 그 시대의 책들을 보면서 저는 편집과 기획 역량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영세해진 출판시장은 능력 있는 글쟁이들을 영화 시나리오 작가나 드라마 작가, 게임 스토리 작가만 바라보게 만든 감이 있습니다. 여전히 그 시장에서 책이 좋아서 남아 계신 능력자분들도 계십니다만, 그에 맞는 대우는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출판환경이 개선되고 더 편집과 기획 단계에서 더 품이 들어간다면, 우리는 더 재미있는 한국 책들을 많이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출판시장에서는 카카오페이지 등의 웹소설 플랫폼을 라이트노벨 시장을 보던 것처럼 깎아내립니다만, 편마다 과금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짧은 호흡과 명료한 문장, 꼭 질적인 저하만 나타내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충분히 재미있는 책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지난 시대의 출판인들이 증명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숨어 있는, 보석 같은, 재미도 있고 깊이도 있는 책들이 출간되고 있습니다.

     

 

     

 

     

 

#10.

미래1. 종이책 시장은 언젠가 사라질 것이다.

     

 

출판사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짧게 짧게 치고 나가는 글들에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될 때 쯤엔 우리는 이제 이북이 훨씬 편한 세상에 살고 있을 겁니다. 워렌 버핏의 주주서한같은 두꺼운 책도 챕터별로 과금해서 구입할 수 있겠죠. 이북 시장의 활성화가 빨라지다 보면, 어느 순간 급격히 종이책 시장의 경쟁력은 급감할 수 있습니다.

     

 

미래2. 그러나 아직은 아니다.

     

 

하지만 전자결재가 충분히 도입된 지금도 우리는 A4용지가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종이의 역할은 한순간에 완전히 대체되기 어렵습니다. 웹툰 시장이나 웹소설 시장에서 유행한 콘텐츠가 다시 책으로 유입되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아직 종이책이 가진 물성에 대해 완전히 놓치고 싶지 않아 합니다.

물론 이런 책의 물성 또한 언젠가는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직은 그 시기가 오지 않았습니다. 나무와 환경을 생각해서라도 종이책이 영원히 사라진 미래가 더 나은 미래일지수도 있겠죠. 오늘, 2020년의 도서정가제를 폐지함으로써 그 미래를 앞당길 수 있을까요? 어쩌면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닐 수도 있죠. 분명한 건, 우리가 잃는 것들이 생각보다 너무 많을 겁니다.

     

 

하고 싶은 말 : 누릴 수 있는 것을 놓치지 말아요

     

 

우리는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영화를 볼 수 있고, 네이버 웹툰에서 쿠키를 구울 수 있고, 카카오페이지에서 다음화를 기다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종이책을 구입할 수 있고, 도서관에서 빌릴 수 있습니다. 종이책을 누리는 것은 세상에 여러 가지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언젠가 LP판처럼, CD처럼 사라지는 물건이겠지만 아직은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 종이 결을 하나하나 느끼며 페이지를 넘기는 기분을 떨치기 어렵습니다.

     

 

글을 쓰는 저는 종이책이 가득한 책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자책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지만, 결국 줄어드는 나무와 환경을 위해서라도 전자책 시장으로 넘어갈 수 있다면 넘가는 방향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직은 아닙니다. 그래서 이 시장을 갑자기 대안도 없이 사라지게 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반대합니다. 분명한 대안이 있을 때는 책방을 접고 독자로 돌아갈 수 있겠죠.

 

독자의 입장에서, 저는 아직까지 종이책에 애정이 가득합니다. 지난 시대의 쓸모없어진 물건들처럼, 종이책도 언젠가 사라질 수 있겠죠. 하지만 종이책이 정책이나 몇몇 큰 목소리들이 아닌, 새로운 시대의 열림과 함께 자연스레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사라질 때까진 종이책들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11. 책이 뭔데 그렇게 해 줘야 해?

 

출판사들은 새 책을 출간하면 국립중앙도서관에 납본을 합니다. 그리고 전국 도서관은 신간을 주문해서 채워넣을 수 있죠. 신상품을 가까운 공공기관에서 빠른 시간 안에 빌릴 수 있는 상품은 책 뿐입니다. 게임도서관, 음악도서관이 생겨서 새로 나온 게임을 도서관에서 먼저 체험한다거나 음원을 사지 않고도 마음껏 들을 수 있는 장소가 있을까요? (음악의 경우에는 과거와 달라지긴 했네요.) 그런 공간을 정부 차원에서 무더기로 보급한다면 게임시장과 음악시장은 어떻게 대응했을까요? 

 

여기서 책이 가진 차이점이 나옵니다. 최소한의 문화생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는 도서관을 만들고 책을 구입해 대여해줍니다. 그리고 출판사는 그만큼 고객을 빼앗기겠죠. 하지만 결국 책 읽는 사람들이 사라지면 출판사도 사라지기에 사회적 합의에 의해 도서관을 용인합니다. 결국 "응 도서정가제 이후로 책 안 사. 도서관에서 볼 거야."는 책 생태계 전체에서 보면 꽤나 모순된 이야기입니다. 

 

CD처럼, 비디오 테이프처럼 책도 사라진 물건들처럼 싹 사라지는 날이 올지 모르겠습니다. 나무에게 덜 미안하려면 그게 맞기도 해요. 하지만 결자결재가 일상화된 지금도 A4용지는 어마어마하게 소비됩니다. 한순간에 바뀌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일단 종이책을 없애버리면 전자책 혁명이 일어나 더 싼 가격에 보급할수도 있겠죠. 그럼 전국의 도서관은 헌책방이 되겠구요.

 

     

 

   

#12. 관계자들에게 부탁합니다.

     

 

- 동네책방에게

     

 

최근 책방넷 등 몇몇 주체를 바탕으로 ‘완전도서정가제’를 주장했습니다.

사실 도서정가제라는 이름은 웃깁니다. 정가로 판매하지 않는데 무슨 정가제? 하지만 그렇다고 독자가 우리 편이 될 수 없는 지금의 상황에서 완전도서정가제를 주장하는 건 어리석은 행위입니다. 독자를 적으로 돌리는 동네책방은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저희 책방은 일반 단행본 10% 할인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언젠가는 완전도서정가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최소한 6년 전 도서정가제를 통해 동네책방과 온라인서점이 같은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게 만들어줬을 때 10% 할인에 동참했어야 합니다. 그리고 독자들과 국민들과 합의를 통해 이루어가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완전도서정가제를 주장하는 책방들 대부분이 도서정가제 이후 만들어진 책방들 아닌가요?

     

 

음악 시장에서는 2013년 음원 가격 두 배 상승이 있었습니다. 스마트폰 이전, 그러니까 2010년대에는 소리바다와 벅스로 대표되는 무료음악 시대였습니다. 거기서 얼마 벗어나지도 않아서 음원가격을 두 배 올렸지만 사회적으로 잡음이 도서정가제보다는 덜했습니다. 왜인줄 아세요? 그 대다수 이익을 창작자에게 돌리는 구조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완전도서정가제를 주장하려면 그만큼의 이익을 서점 혼자 10%를 더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창작자, 즉 작가에게 절반 정도는 인세로 줄 수 있어야 합니다. 현재 작가들이 가져가는 수익은 정가의 10% 수준입니다. 창작자가 없으면 출판사도 없고 서점도 없습니다.

     

 

- 대형서점/온라인서점에게

     

 

예스24와 알라딘의 공급률이 5% 차이가 난다고 들었습니다. 적어도 한 단체는 출판사와의 상생을 위해 어느정도 합리적인 공급률을 내세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출판사 입장에서 온라인서점과의 공급률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동네책방이 아무리 생기고 정가를 어떻게 바꾼다고 해도 책 가격을 조정하기 어렵습니다.

공급률 정상화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이 부분에 대해 잘못 건드려서 공급률 정찰제라도 붙어버리면 그것 또한 책 생태계에 어떤 악영향이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대형서점과 온라인서점이 직접 합의안을 도출해서 목소리를 내 주시기 바랍니다.

     

 

- 유통사에게

     

 

북센, 송인, 출협 등 대형서점에서는 출판사에서 받은 책의 5% 가격을 붙여 납품합니다. 동네책방에는 10%가격을 붙여 납품합니다. 물류비나 인력 등 분명 동네책방에 책을 보내는 비용이 일정 규모 이상의 대형서점에 납품하는것보다 비용이 많이 드는 것 인정합니다. 그런데요. 그것 때문에 출판사들이 동네책방과 직거래를 트는 게 낫다는 결론을 내고 점점 직거래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교보문고 또한 도매가 대비 +5% 공급률 조건으로 동네책방과 거래중입니다.

동네책방의 필요성은 앞에서 언급했습니다. 유통사는 동네책방과의 거래를 ‘비용’이라고 생각하기보다 ‘투자’라고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동네책방이 10% 할인을 할 수 있도록 같은 조건에서 납품받을 수 있게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유통사의 물류분류시스템이 굉장히 낙후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위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송인처럼 위험해질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부분은 결국 유통사가 바꾸어야 합니다. 교보문고가 도매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언제까지 낙후된 시설을 유지할 겁니까?

유통사들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면, 교보문고의 도매상 진출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혹자는 교보문고가 유통을 장악하고 동네책방을 없앨 거라고 합니다. 그래서 반대해야 한다고 합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출판사에서 출고업무 해 보신 분들이면 무슨 말인지 아실 겁니다.

     

 

- 정부 관계자분들에게

도서정가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싶어도 이미 출판계와 서점계는 입장 차이도 극명할뿐더러 독자에게 직접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조심스럽습니다. 지난 몇 달 전 의사협회와의 갈등을 보면서 출판계는 도서정가제 폐지 이야기가 거론되어도 움직임을 보이기가 더 조심스러웠습니다. 독자들에게 외면받는 책 시장이 더 외면받게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도서정가제의 의미와 방향성에 대해 국민에게 분명하게 설명해야 합니다. 국민청원에 대답한 문체부 장관님의 글도 저야 받아들일 수 있었지만 국민들에게는 더 많은 물음표만 만들었을 뿐입니다. 지속적으로 도서정가제에 대해 다뤄주시고 공론화해주세요. 정말 악법이라면 없어지는 게 맞겠죠.

     

 

- 출판사에게

저는 전자책영역에 대해 정확히 몰라서 많은 걸 요청드리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전자책과 이북 시장에 대한 도서정가제 기준을 이해 가능한 영역에서 완화해주세요. 창작자에게 돌아가는 수익 비중이 종이책과 다르지 않은 수준이라면 소비자들도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카카오페이지 등에 대해 적으로 돌리지 마세요. 새로운 콘텐츠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오랫동안 활자에 집중할 수 있는 유저는 언제든 종이책 시장의 소비자가 될 수 있습니다. 독서와 경쟁하는 콘텐츠는 유튜브와 넷플릭스이지 전자책 시장과 카카오페이지가 아닙니다.

     

 

- 독자분들에게

최근 <보건교사 안은영>이 넷플릭스에 방영되고 있습니다. 영화, 음악, 웹툰시장은 복합문화콘텐츠입니다. 어느 정도 이상의 대자본이 투입되면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책이 조금 다른 게 있다면, 책은 이제 아무나 쓸 수 있습니다. 1인 출판사도 많이 만들어지는 추세고, 우리나라에서는 한해에 6만 권 가까운 책이 쏟아져나옵니다. 읽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하고 싶은 말은 여전히 많습니다. 종이책 시장은 그런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장으로 남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책값이 비싸고 출판사가 부당한 이익을 취하고 있다고 여기시는 분들은 누구나 출판사를 내서 저렴한 가격에 책을 공급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제발 그렇게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돈이 되는데 왜 하지 않는지..)

 

 

물론 폐지에 가까운 책이 나온다고 불평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책 퀄리티를 유지하는 것은 출판사가 책임져야 합니다. 하지만 누구나 책을 낼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 또한 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수많은 책들 중에 독자들이 책을 고를 수 있는 권리를 빼앗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미 웹툰과 웹소설시장 또한 선점효과로 새로운 작가들이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 글을 통해 도서정가제에 대한 의문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랬다면 출판계와 서점을 조금 덜 미워해 주시고 미뤄뒀던 책 구입을 해 주시길 바랍니다.

     

 

내용상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을 수 있습니다.

더 좋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면 제 논리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많은 의견 부탁드립니다.

     

 

책방 운영시간이라 즉각적인 피드백은 어렵겠지만..

어차피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최대한 댓글 남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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