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ios에서는 눈에 띄는 아주 새로운 기능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원래대로라면 그냥 소소한 업데이트로 그쳤을지도 모르는 다이나믹 아일랜드 기능이 상당히 관심을 얻었습니다. ios 16 유일의 혁신이라는 평도 제법 듣고 있는 편이죠.
뭐 재밌는 기능이기는 합니다만.. 본질적으로 이게 오래갈 기능은 못됩니다.
노치가 없는 아이폰 기종들이 생기면서 UI에서 큰 변화가 필요하게 되었는데 아직은 노치가 있는 아이폰들이 더 많이 존재하다보니 일관성을 위해서 노치가 없더라도 그 부분을 다르게 활용하기 보단 노치가 있는 것처럼 꾸며서 파생되는 경우의 수를 줄이려고 노력한 결과라고 볼 수 있겠네요. 아마 노치가 없는 아이폰이 대세가 되면 사라지겠죠.
애플은 이런거에 상당히 능합니다. 보기엔 굉장히 좋아보이고 편해보이지만 실제 써보면 좀 아쉽다? 느껴지고 실제로도 오래 못가고 사장되는 기능들이 자주 나오죠. 그렇게 얼마 못가서 사라지더라도 마케팅 포인트로서의 역할은 톡톡히 수행하고 사망하십니다. 실제 써보기 전에는 참 멋있고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기능들이거든요.
대표적인 예로는 아이팟 시절의 클릭휠, 터치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손가락으로 빙글빙글 돌리면 일단 멋있고 편리하지 않을까.. 싶지만... 사실 실제 써보면 전혀 그렇지 않죠. 대량의 스크롤링이 필요할때는 괜찮지만 한줄 한줄씩 짧게 끊어서 스크롤링하려고 하면 휠방식은 상당히 불편합니다. 그나마 클릭휠은 좀 낫습니다. 왜냐면 손끝에서 느껴지는 물리적인 클릭감이 있어서 한줄만 딱 스크롤하고 멈추는게 그나마 좀 컨트롤이 되거든요. 하지만 클릭감조차 없는 터치휠은 정말 최악이죠... 화면을 보지 않고 조작하는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됩니다.
그 당시에 이 클릭휠, 터치휠이 유행처럼 번져서 여러 기기들에 휠방식 컨트롤러가 들어갔지만 아이팟 이외엔 다 평이 안좋았습니다. 이게 그렇게 좋은 인터페이스였다면 이후로도 다양한 기기들에서 주욱 계속 쓰였겠지만... 지금은 특별한 경우 외에는 거의 안쓰이죠?
그리고 MacOS X가 등장하면서 같이 등장했던 Dock도 있겠습니다. MacOS의 Dock은 신기하게도 마우스 커서를 가져다 대면 자연스럽게 아이콘이 확대가 되었었죠. 첨 등장했을때는 정말 이렇게 신기한게 없었습니다. 이건 당시 윈도우즈에서 따라하기도 어려운 기술이었어요. MacOS X는 새롭게 만들어진 OS답게 최신 기술들을 적극 반영하고 있어서 화면 처리를 PDF로 하고 있었거든요. PDF 포맷으로 화면을 만들고 그걸 실시간으로 렌더링하는 방식이죠. (요즘은 PDF보다는 HTML이 이 역할을 대신하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이런 복잡한 애니메이션이 가능했던건데 API로 직접 화면 그리는 수준에 머물러있던 윈도우로는 그런 복잡하고 부드러운 애니메이션 구현이 어려웠죠.
부드러운 화면 확대로 시각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자기들의 우위를 확실하게 드러내는 멋진 마케팅 포인트이기는 했는데.. 이게 실제 써보면 그렇게 편리하지가 않습니다. 우리가 마우스를 움직일때는 미리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움직이겠다고 결정하고서 조작을 하잖아요? 근데 MacOS의 Dock는 마우스 이동에 따라 아이콘 크기가 계속 변하다보니까... 예를 들면 내가 오른쪽 5번째 아이콘으로 마우스를 이동하겠다고 생각했을때 이게 한번에 조작이 어렵습니다.. 화면을 계속 보면서 아이콘이 원하는 위치에 도달했는지 아닌지를 체크해야 합니다. 정말 이상한 감각이죠.
실제로 이 Dock의 아이콘 확대 기능은 결국 나중에는 조용히 사라졌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옵션으로 빠졌죠. 디폴트는 OFF가 되었구요. 이 기능이 겉보기로 예쁜 것만큼 사용감도 편리했다면.. MacOS의 상징이나 마찬가지인 기능이었는데 이렇게 조용히 사라지지 않았겠죠.
뭐 말이 길어졌는데 그외에도 3D 터치라던가... 맥북프로에 잠깐 도입되었다가 사라진 터치바 기능이라던가.. 하여튼 굉장히 모험적이고 도전적인 새로운 UI를 자주 도입합니다. 그리고 실패도 꽤 많이 하죠. 이런 꾸준한 도전을 보면 애플이 애플답다는걸 여기서 느낍니다.
이번 다이나믹 아일랜드도... 아마 제 생각엔 애플의 사라진 기능 목록으로 곧 이동하지 않을까 싶은 기능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그 신기하고 예쁜 모습으로 한두세대 정도는 사람들 이목을 끌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