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G2Lka41WOMA&ab_channel=RetroSpector78
어쩌다보니 제 유튜브 추천으로 떴는데 참 추억을 자극하는 영상이라 올려봅니다.
10Base2는 지금처럼 UTP케이블과 허브에 의존해서 만드는 10BaseT(이더넷)가 대중화되기 전에 사용되던 LAN 구축 방식입니다. 주로 노벨 네트웨어? 이런 놈들하고 같이 쓰이던 방식이죠.
위의 동영상에선 retro microsoft network 라고 하지만.. 사실 노벨 네트웨어가 원조죠. 윈95는 비싼 노벨 네트웨어를 구입하지 않고도 네트웍을 쓸 수 있다는 점이 초창기에 강력한 세일즈 포인트였어요. 윈95 나와봤자 아직 제대로 된 윈도우용 어플은 하나도 없던 시절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윈95를 쓰는 이유였죠. 저도 윈95 깔고 네트웍 구축했지만 사실 전부 다 도스 프로그램만 돌렸습니다.
저는 96년? 그 즈음에 처음으로 공부해서 윈95에서 구축했었죠. 하지만 뭐 그때가 10Base2 방식 네트웍의 거의 끝물이자 마지막 전성기라고 보시면 될거에요. 그 이후로 ASDL 보급과 함께 10BaseT 방식이 순식간에 대세가 되었죠. 왜냐하면 인터넷 모뎀과 컴퓨터 사이의 연결을 보통 UTP케이블로 하잖습니까? 그러다보니 대중적으로 UTP방식이 익숙해지면서 허브 수요가 늘어나고 그러면서 허브값이 뚝떨어졌어요. 인터넷 공유기라는 물건이 생기기도 했고...
하지만 그보다 옛날에는 일단 허브란 물건이 굉장히 비쌌어요. 3Com같은 전문업체가 만든 덩치큰 물건 밖에 없었죠. 그리고 10BaseT로 공사하면 긴 선이 컴퓨터 대수만큼 필요해지는데 이것도 비용이 장난이 아니었구요. 그에 비해서 10Base2는 허브가 필요없고 모든 컴퓨터를 하나의 선으로 연결하기 때문에 필요한 선의 길이가 훨씬 짧아집니다. (한마디로 싸다는거죠)
예를 들면 10대의 컴퓨터가 있고 허브까지의 거리가 평균 10미터 정도라고 하면 10개의 10미터짜리 선이 필요한건데 10Base2는 선은 딱 한가닥 20미터 정도만 있으면 되는겁니다. 그 한가닥이 좀 짧게 조각조각나기는 하지만요.
게다가 또 하나의 장점이 있으니 선처리가 편했습니다. UTP케이블로 공사하면 선을 숨기는게 쉽지 않죠. 너무 여러가닥이니까요. 보통 책상 다 빼고서 대공사를 하죠. 나중에 이더넷이 충분히 보급되면서 선공사가 미리 건물에 다 되어있기 전에는 옛날 건물에서는 선처리가 힘들었습니다. 10Base2야 뭐 1가닥이니까 어떻게든 숨길 수 있죠.
이렇게 장점이 많아보이지만 단점도 그만큼 많습니다. 일단 통신 자체가 반이중 통신이라서 똑같은 10Mbps라도 RX/TX 따로 있는 UTP보다 실제론 절반 속도입니다.. 네트워크에 여러대가 물려있으면 더욱 심하죠. 만약 어떤 놈이 대량의 통신을 일으키면 그대로 먹통입니다. UTP에서처럼 스위치 허브란게 존재할 수가 없는거죠.
그리고 설정도 상당히 까다롭죠. 터미네이터 인식은 되었다 안되었다 사람 환장하게 만들고 완성된 네트웍에 나중에 컴퓨터를 추가하는 것도 꽤 어려운 일입니다. UTP/이더넷 기반의 네트웍은 컴퓨터에 조금 밝은 일반인도 설치가 가능하지만 10Base2는 일반인이 도전하기엔 진짜 꽤 어렵습니다.
지금이야 상상도 못하겠지만 LAN이란게 없던 시절은 정말 불편했습니다. 컴퓨터에서 컴퓨터로 파일을 옮길 수 있는 방법이 디스켓 릴레이 밖에 없었거든요. 뭐 그게 아니면 하드를 떼었다 붙였다 할 수도 있는데 그건 진짜 불가피할때 한번 쓰는 방법이죠.
그외엔 시리얼 포트끼리 또는 프린터 포트끼리 서로 연결해서 데이터 통신을 하는 이른바 FX케이블이란게 잠깐 유행하기도 했었습니다. 사무실 같은데서 자주 파일 교환이 필요하고 네트웍 구축할 돈은 없을때 사용하는 필살기 느낌이죠. 옛날에 멀티유저게임 초창기에는 비싼 LAN이 아니라 이 FX케이블에 의존해서 게임을 하기도 했었어요. 워크래프트2를 그런 식으로 즐겼던 기억이 나네요. 외국에선 LAN파티라는게 있었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LAN파티를 할만한 사람이 얼마나 되었을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