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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비린내 나는 곳에 정의당이 있었다면, 굿바이 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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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장
출처 https://pgr21.com/freedom/95774 

광역의원 11석 -> 2석.
기초의원 26석 -> 7석.
전 세대 / 전 성별 2% 이하 지지.

2022 제 8대 지선에서 정의당이 받은 성적표입니다.
이제 정의당은 2년 뒤 2024 총선에서 비례대표 봉쇄조항 3%를 달성할 수 있는지 불확실해졌습니다.
만일 2년 뒤 지금의 지지율을 유지한 채로 원외정당이 된다면, 2004년 민주노동당의 원내진입 이후 대한민국의 진보정당계는 20년 간의 역사를 뒤로 하고 국회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됩니다.

정의당과 진보정당의 문제는 노회찬 의원의 사망 이후 일반 국민이 몰입할 수 있는 정치인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페미니즘? 기후변화? 노동문제? 장애인문제? 성소수자문제? 친조국? 반조국? 그런 건 중요하지만 정말 중요하지 않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몰입할 수 있는, 응원할 수 있는 영웅의 존재입니다.
그 점에서 정의당은 대중정당으로 철저히 실패하였으므로 이제 사라질 미래를 앞두고 있습니다.

예견된 정의당의 몰락을 바라보며 그간 쓰고 싶었던 글을 씁니다.


정의당이 진짜 살아나고 싶었다면 신안 염전 노예 사건에 목숨 걸고 정의당 정치인들 전부 배타고 돌아다니면서 유튜브 찍어서 올렸어야 합니다.
장애인 염전 노예 한 명이라도 정의당의 이름으로 구해내 성과를 보여주고 신안 인신매매 범죄 조직 상대로 학대행위 폭로하면서 장애인 인신매매 및 복지 문제 해결에 대해 여론의 관심을 끌고 정책을 정의당 주도로 개혁하자고 강조했어야 했습니다.
정의당이 장애인 문제에 정말 진심이었다면, 국회에서 법이 바뀌지 않아도, 지역 경찰과 행정력이 지원해주지 않아도, 그 자리에서 칼을 맞아 변사체로 발견될 각오를 하고 진보의 이름으로, 정의당의 이름으로 그 자리에 서 있었어야 합니다.

각 지역마다 화류계 유흥주점을 돌아다니면서 비자발적 성판매자들 도와주겠다고 유흥업소에 명함을 돌렸어야 합니다.
화류계에 자발적 성판매자들도 있지만 빚이나 가정폭력으로 그쪽 세계에 물든 사람들도 많습니다.
인터넷 여론은 성매매 여성들이 다들 자발적인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화류계에서 일어나는 많은 범죄들은 폭력으로 피해자의 입을 틀어 막기 때문에 드러나지 않습니다. 이를 공론화하면 정말 죽을 수 있는 세계이기 때문입니다.

가라오케(클럽)에는 DJ와 아가씨들이 존재합니다. 아가씨는 흔히 화류계에서 생각하는 그런 저런 일을 하는 사람이고, DJ는 해당 룸에서 마술, 노래, 공연 등을 하면서 손님을 예능적으로 즐겁게 하는 일을 합니다. 일종의 개그맨입니다. DJ는 여자 DJ도 있고 남자 DJ도 있습니다. 이들은 화류계에 존재하지만 직접적으로 손님과 성적인 관계를 맺지 않습니다.

버닝썬 게이트는 그런 여자 DJ들에게 마약을 주사하고 성관계 장면을 녹화해 공유한 엄연한 강간이었습니다. 그러나 버닝썬 클럽에서 폭행 시비가 붙어 언론의 관심이 붙기 전까지 전혀 공론화 되지 않았습니다. 여자 DJ들은 입을 잘못 놀리고 신원이 특정되면 정말 죽을 수 있는 환경에 놓여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곳에 진보정당이 있었어야 합니다.

화류계 담당자들이랑 쇼부쳐서 '여기 뭐 들쑤시면 나도 칼빵 맞을 거 아니까 불법적인 영역은 묵인해줄게 근데 여기 아가씨들한테 명함만 돌리게 해줘라. 만약 내 쪽으로 전화를 걸면 정의당의 이름으로 신변보호 확실하게 해줄테니까 업소일 그만두고 싶으면 언제나 연락해라' 하면서 칼침 맞을 각오하고 웃으면서 명함 돌리는 지역구 후보가 있었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자기 목숨을 내놓고 위기청소년/가정폭력/가난과 뒷세계 문제를 해소하려고 행동하는 사람이 나오고 그 진정성을 인정받을 때 정의당은 비로소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대중정당이 될 수 있던 것입니다.

노동자, 여성주의, 환경단체 이런 진보적 정체성을 자신과 일치시켜서 투표하는 '일반 국민'은 없습니다. 정의당이 자기 피를 흘리면서 불완전하지만 사회의 암울한 측면을 해결하는 영웅의 모습을 보여줄 때 비로소 공감과 지지의 길이 열리는 것입니다.

정의당하면 생각나는게 무엇입니까. 노동자? 페미? 환경? 민주당 2중대? 메갈리아?

위기청소년/독거노인/장애인 인신매매/화류계 협박/학교폭력/가정폭력/극빈층/군대 부조리 및 성폭력/사학재단비리/지역 경찰과 화류계 범죄조직 유착 이런데 들쑤시면서 약자의 곁에 머무는 영웅을 지향해야 하는 것이 진보정당의 자리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걸 유튜브나 언론을 통해 정당의 이름으로 이야기해야 했습니다.

당신의 삶이 지옥과 같을 때 그곳에 진보정당이 있을 거라고.

그런 건 다 쇼라고 비판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안 가서 장애인들 구출하면서 진정성 있게 몇 달, 몇 년 간 정의당의 이름으로 머물면서 칼침이라도 맞으면 한 순간에 전국구 슈퍼스타가 됩니다. 물론 그게 정치적으로 '뜨는 걸 목적으로' 요식행위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정치적 지지를 바탕으로 끝까지 장애인을 구해내는 진짜 영웅'이어야 하죠. 2년 동안, 4년 동안, 꾸준히 어두운 곳에서 헌신했다면 그가 정의당의 영웅이었을 것이고 진보정당의 희망이었을 것입니다

독거노인분들이 사회적 고립과 경제적 문제로 자살할 때 정의당은 어디 있었습니까
위기청소년들이 인스타에서 고수익 알바라면서 마약 운반책으로 유인 당해 감방 갈 때 정의당은 지금까지 무엇을 했습니까
가정폭력으로 집을 나와 성매매를 전전하며 살아가는 위기청소년들의 곁에 있었습니까

그들의 곁에서 활동하는 걸 자신의 핵심적 가치로 삼은 정의당의 정치인이 한 명이라도 있었습니까
청년표 얻겠다고 청년정의당 만들어서 청년들의 표가 한 표라도 더 온 것 같습니까

진보의 이념이 엘리트 중산층 고학력자들의 자기만족용 위선이 될 때까지 무엇을 했습니까
자신은 약자를 챙기는 깨어있는 사람이라고 진보주의가 도덕적 우월감이나 채워주는 도구가 될 때까지 정의당은 무엇을 했습니까
밥을 공업용수에 말아먹고 20대에 폐병에 걸려 사망하던 공단 노동자들과 함께 죽겠다고 위장취업하고 자신의 청춘을 바쳤던 진보주의의 그 첫 열정은 어디로 사라졌습니까

대한민국의 사회복지제도 일선에서 부족하나마 몸담았습니다. 그 곳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던 것은 진보진영이 그렇게 비판하던 기독교 단체와 기독교인들이었습니다. 기독교 재단의 금전적 지원과 박봉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사명으로 일하는 기독교인들의 헌신으로 뒷받침되고 있었습니다. 아이러니했습니다. 아이러니했습니다...

위기청소년을 위해 뛰는 목사와 경찰은 있는데 진보 진영의 정치인은 하나 없다는 것이 부끄럽지는 않았습니까

목숨 걸고 정의당 살리려면 살릴 수 있습니다. 저는 살릴 수 있다고 봅니다. 가장 어둡고 좌절스러운 밑바닥 인생을 위해 자기 목숨을 걸면 됩니다.

그렇지만 지금의 정의당이 이런 걸 할까. 아무도 안 할 겁니다. 정의당의 정치인들 중 누구라도 만약 이런 글 본다면 행동에 임할 거라고 기대되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제가 알기로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면 이제 퇴장해야 합니다.
많은 정의당의 후보자들과 당직자들이 진심을 다해 정말 열정적으로 일했음을 압니다.
그간 수고 많았습니다.

굿바이 정의당.
많이 사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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