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층 원룸은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과는 다르게
보기에만 좋고 실제 살기에는 굉장히 어정쩡한 공간이라는 평이 대다수이다.
핵심은 2층 공간으로의 접근성이 떨어져서 넓은 하나의 공간이
어정쩡한 2개의 공간으로 나뉜다는 점이다.
즉 원래 복층이 없는 원룸의 공간이 2라고 하면 복층이 되는 순간
원래의 공간을 상당히 갉아먹기 때문에 1.5+1.5가 된다는 점이다.
아니 추가된 공간의 가치가 1.5정도만 되어도 그냥그냥 괜찮은 수준일지도 모르겠다.
자기에는 덥고 춥고, 천장은 낮다. 답답하고 폐쇄적이다.
자고 누워 있는 것 이외에 무엇을 하려고 하든 일단 아래로 먼저 내려와야만 한다.
추가된 공간의 가치는 1.5가 아니라 1이라고 봐주기에도 어렵다.
즉 2를 대략 1.5+0.8로 쪼개는 셈이다.
그래도 합치면 2.3니까 원래보단 이익 아니냐?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2가 1.5가 되는 디메리트가 체감상 의외로 크다. 게다가 원래 2의 공간이 수행하던 역할중에
무엇이든 복층쪽으로 빼는 순간 추가적인 이동의 불편함이 생기는데 이걸 상쇄하기가 쉽지 않다. 사람에 따라서는 불편함이 더 크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다. 그런 사람은 결국 복층의 장점은 전혀 누리지 못하고 그냥 2의 공간이 1.5의 공간으로 줄어든채로 기존의 생활패턴을 유지하고 추가된 공간은 고작해야 창고 정도로만 이용하게 된다.
아니면 복층으로 옮길 수 있는 공간중 가장 쉬운게 침실 공간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불편함을 호소하는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복층 공간을 더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될까?
일단 첫번째는 에어콘 위치다. 에어콘에서 나오는 찬공기는 아래부터 채우게 되므로 에어콘 위치가 반드시 복층 안쪽을 향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복층 공간을 먼저 차갑게 하고 그 다음으로 찬 공기가 흘러내려서 1층을 차갑게 하게 된다. 현재 대부분의 원룸이나 복층 오피스텔들은 에어콘 위치를 너무 신경 안쓰고 1층쪽으로 설치하는데 이래서는 안된다고 본다.
그리고 기존 복층 원룸들은 계단이 차지하는 공간을 효율적으로 처리한다는 명분아래 계단이 있는 면 전체를 붙박이 장으로 처리하고 있다.
이게 원룸 1층의 면적을 2에서 1.5로 줄이는 큰 원흉인데 나는 이게 잘못되었다고 본다.
붙박이장이 1층 공간을 차지하고 있을만한 가치가 있나?
도리어 이런 스토리지 공간이야말로 2층으로 전부 다 올라가야만 효율적이 된다고 본다.
즉 계단은 상시 설치형이 아니라 접이식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평소에는 공간을 차지하지 않아야 하며 1층 공간을 절대로 손해봐서는 안된다.
물론 그러면서도 계단은 언제든 쉽게 다시 펼칠 수 있어야 한다.
2층으로 접근하는 계단을 사다리 형태로 만드는 경우도 있는데 이 역시 복층의 가치를 현저히 훼손시키는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사다리를 뺐다 끼웠다 하는건 굉장히 힘든 일이다. 뺀 사다리를 깔끔하게 수납하는 것도 어렵다. 반대로 깔끔하게 수납이 가능하다면 그만큼 꺼내서 재설치하는게 어려운 일이 되겠지.
2층에 접근할 일이 있을때마다 그렇게 해야한다면 2층의 접근성을 심각하게 떨어트리는 일이다. 그러다보니 사다리로 해놔봤자 치우지 않고 상시 설치형으로 쓰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그렇게 되면 사다리가 공간을 차지하는 것은 물론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다.
이런 접이식 사다리는 해외 유튜브에서나 볼 수 있는 물건이었지만 최근에는 국내업체에서도 취급하기 시작한 것 같다.
https://www.youtube.com/watch?v=3Cpl69I_yTg&ab_channel=%EC%84%9C%ED%98%84%EB%94%94%EC%9E%90%EC%9D%B8%ED%9C%80%EC%8A%A4%EC%82%B0%EC%97%85
단독으로 시공하면 가격이 상당할 것 같기는 한데 (아마 2~3백은 하지 않을까?) 처음 공사할때 대량으로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즉 핵심은 이것이다.
계단을 접이형으로 만들어서 평소에는 공간을 차지하지 않되 필요하면 원터치로 계단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그리고 1층을 최대한 넓게 확보할 것.
이 조건을 만족하면 복층의 가치는 현저하게 높아진다.
1층을 원래 사용하던 패턴대로 그대로 사용할 수 있으면서 추가적인 공간이 생기는 셈이니까. 손해는 없거나 적고 이득만 생기는 셈이니까...
그래도 2층의 접근성은 떨어지므로 2층은 서브공간이 될 수 밖에 없다.
일단 2층에야말로 붙박이장이 필요하다.
2층은 높이가 낮아서 일반적인 가구를 배치할 수가 없다.
그리고 2층으로 가구를 끌어올리는 것 자체가 어렵다.
2층에 이것저것 배치해봤자 2층 공간을 100% 활용하기 어려운데 2층에 붙박이 장이 있으면 확실하게 이득이 된다. 2층에 붙박이장이 있든 없든 2층의 넓이와 활용도는 똑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질구레한 스토리지는 전부 2층 붙박이장으로 올려야 한다.
안쓰는 물건만 박스로 보관하는 창고 역할이 아니라 옷이라던가 기타 생활에 사용하는 물품들도 보관하는 스토리지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1층의 공간이 그대로 역할도 그대로라고 해도 1층이 조금쯤은 더 넓어지고 깨끗해진다.
이렇게만 되어도 큰 발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보통 컴퓨터 책상을 1층에 놓게 되는데 컴퓨터 책상이야말로 사실 2층에 놓기에 더 적합하다.
서 있을 높이는 안되더라도 의자에 앉아 있을 수 있는 높이 (대략 150cm 이상)가 되는 경우에는 책상 그 자체를 놓을 수가 있고 그정도 높이가 안되더라도 높이가 1미터만 나오더라도 좌식도 의외로 쓸만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독립되고 폐쇄된 공간은 컴퓨터 책상을 놓고 집중하기에 적합한 장소이다.
다만 그렇게 될 경우 1층의 엔터테인먼트가 부족해질 수 있는데 그건 1층에 좀더 대형의 TV를 장만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다.
집을 아무리 깨끗하게 정돈해도 결국 주로 생활하는 공간은 지속적으로 지저분해질 수 밖에 없다. 원룸이라는 공간상 공간을 분리해서 사용하는 것 역시 쉽지 않은데 복층 공간이라는 장점을 활용하려면 분리된 안쪽 폐쇄된 공간을 자는데 이용하는 것보다는 거기에서 주로 생활하는 쪽이 낫다. 복층쪽이 지저분해지더라도 1층은 지속적으로 깨끗한 상태를 유지할테니 집이 너무 지저분해져서 발생하는 멘탈의 피로함도 어느정도 예방할 수 있다.
다만 좌식생활은 개인적인 호불호가 있을 수 있고, 장시간 생활시 의자에 피해 몸에 피해가 크다. 무릎과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이 훨씬 강하기 때문이다.
즉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2층으로 연결되는 사다리는 접이식으로 만든다.
1층의 붙박이장은 줄이거나 없애고 공간을 좀더 확보한다.
2층에 붙박이장을 설치한다.
1층에는 침실 겸 거실로 사용한다. 즉 잘때만 사용하거나 손님이 올때만 사용하자는 것이다.
그러면 정돈 상태가 유지된다. 즉 보기에 좋다.
컴퓨터를 2층으로 올린다. 집중하기도 좋고 주변이 지저분해져도 2층만 지저분해지니까 좋다.
다만 2층 높이가 150 이상이 되지 않으면 좌식 생활이 강제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경우에 따라 2층이 충분히 넓은 경우에는 1층을 거실로만 사용하고 2층을 컴퓨터실 겸 침실로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즉 침실을 1층에 두거나 2층에 두고 2층은 무조건 컴퓨터실로 활용하는 것이다.
컴퓨터 주변은 아무리 잘 꾸며도 관리상태가 유지되기 어려운 공간이다. 유튜브에 보면 컴퓨터 주변을 정말 예쁘게 꾸며놓은 경우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그러기보단 그냥 2층에 짱박아놓는게 손이 덜가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