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 서바이벌.. 2022년 게임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가장 핫한 게임이다.
이와 유사한 게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사방에 깔린 적의 공격을 계속 피한다는 점에서 탄막 슈팅 게임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뱀파이어 서바이벌은 탄막 슈팅 게임과 다른 몇가지 차별점이 있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공격이 자동이라는 점이다. (그외의 점들은 사실 다른 2D 슈팅게임에서 어느 정도 다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체력, 무기, 테크트리 등등. 아 또 하나 뱀서류 게임의 차별점은 도박요소이다. 애초에 무기의 구매나 테크트리 선택이 완전히 자유롭지 않고 운빨이 강한데다가 상자같은 아이템 요소도 운빨이 강하다.)
사실 터보 버튼이라는 존재가 항상 슈팅 게임에는 붙어다녔던걸 생각하면 자동 공격은 수십년전부터 사람들이 간절히 원하던 것이었다.
그러나 게임개발사들은 절대 자동공격을 공식적으로 허락해주지 않았다.
왜냐면 그것 역시 게임 요소의 일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가 버튼을 눌렀을때 공격이 나간다는 점은 기본적으로 가장 중요한 조작 요소이고 게임의 난이도를 생각했을때도 공격에 정신이 팔리면 그만큼 회피가 무뎌지는건 어쩔 수 없다. 공격이 자동이면 회피의 난이도만으로 게임 난이도를 맞춰야 하는데 그만큼 많은 적이 등장해야 한다. 이건 초창기에는 하드웨어적인 제약도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자동 공격을 슈팅 게임이 거부한건 RPG 회사들이 자동 사냥을 터부시한 것과 마찬가지다.
단순 반복적이고 지루하다. 그러나 게임플레이에 가장 많은 지분이 있어서 이걸 자동화하면 게임플레이 시간이 극단적으로 줄어들거나 편리해진다. 그만큼 다른걸로 게임 볼륨을 메꾸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그러나 RPG 업계에서 자동 사냥이 결국 보편화된 것과 마찬가지로 슈팅 게임 업계에서도 자동 공격이 대중화되었다. 그것이 뱀파이어 서바이벌류의 시작이다.
생각해보니 벌써 십년도 더 전의 얘기지만 드래곤 플라이트같은 게임도 자동 공격이 있는 슈팅 게임이긴 했었다... 모바일에서 슈팅게임은 자동 공격이 아니면 안되긴 하지. 하지만 모바일 게임은 공격도 힘들지만 애초에 세밀한 회피조작도 힘들다. 뱀파이어 서바이벌이 PC쪽에서 등장한건 필연적인 것일지도 모르겠다.
뱀파이어 서바이벌은 슈팅 게임이 새롭게 진화한 형태이며 대세이다.
그러나 과거로부터 배울게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폭탄의 개념. 위기 탈출을 위한 필살기나 폭탄이 뱀서류 게임에는 보통 없다.
자동 사냥에서도 이런 필살기는 따로 수동 조작을 넣어주는게 보통이다.
최소한의 조작 느낌을 주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필살기는 위기 탈출용이라 언제 사용할지 결정하거나 나중을 위해 아끼는 등의 전략적인 선택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근데 뱀파이어 서바이벌류 게임에는 이런 필살기나 폭탄 개념이 거의 도입되지 않았다. 그건 좀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도입되지 않은 이유가 있을까? 도입하면 게임성을 많이 떨어뜨리게 될려나..?
그리고 보스의 개념.. 물론 뱀서 게임에도 보스는 있다.
그러나 보스의 공격에 품격이 좀 떨어진다고 해야하나? 패턴이 약하다는 생각은 든다. 애초에 뱀서는 그냥 육탄공격뿐이니 말할게 없고 뱀서류 다른 게임들도 보스는 그저 크고 체력많은 적이라는 생각만 든다.
게다가 뱀서류 게임은 원래 적의 압도적인 숫자로 플레이어를 뭉개버리는 게임이라서 보스도 웬만하면 혼자 등장은 안하는데... 보스전에 걸맞는 1:1 승부, 패턴, 기믹... 이런걸 보고 싶기도 하다.
폭탄/필살기의 개념.
보스 1:1 대결 및 패턴과 기믹의 추가
이것말고 뱀서류 게임이 과거의 탄막슈팅게임으로부터 배워야 할 것이 뭐가 있을까..?
아.. 스테이지의 구성과 스토리라는 측면에서도 배워야 할 점이 있다고 본다...
슈팅게임의 스테이지는 계속 바뀐다. 등장하는 적의 종류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스테이지의 변화가 스토리의 흐름과도 관련이 있다. 뱀서류 게임은 이러한 요소들을 모두 배제하고 있다. 애초에 스테이지보다는 맵이란 개념이라 맵을 맘대로 선택할 수 있기도 하다.
뭐 뱀서는 원래 인디 게임이라 배경에 힘쓰기가 힘들어서 빼놨을 수도 있지만 이후 등장하는 게임들도 뱀서의 영향 때문인지 그런걸 계속 배제하고 있는데 받아들이는 것도 좋다고 본다.
잘 구성된 스테이지 배경와 적의 조화는 확실히 몰입을 증가시킨다.
지금의 뱀서류 게임들은 적이 너무 몰개성한데 그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