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니뭐니해도 우리 사이트의 가장 특별한 점은 일단 눈에 확 뜨이는 궁서체 글꼴이라고 생각합니다.
궁서체 = 진지함이란 것은 이미 유명한 인터넷 밈이기도 하지만 단지 인터넷 밈에 편승해서 약간 재미있자고 궁서체를 선택한 것은 아닙니다.
나름대로 상당히 진지하게 고민한 것이지요. 왜냐면 궁서체는 글이 길어질수록 가독성이 상당히 떨어지거든요. 게다가 낮은 해상도에서는 글자 모양이 깨지는 문제도 있습니다. 웹폰트를 로딩하는데 드는 시간과 트래픽의 문제도 있구요.
그러나 저는 이런 문제점들보다는 특유의 [존재감]에 더 주목했습니다.
인터넷 속에서 우리는 군중속의 고독한 개인입니다.
우리가 게시판에 쓰는 글은 금새 뒤로 밀려서 목록에서 사라지고 애써서 몇글자 적은 댓글은 누가 읽어봐주기나 하는지 잘 모를 정도로 반응이 없습니다
우리는 인터넷 속에서 자기 자신의 존재를 어떻게든 타인에게 드러내고 반응을 얻고 싶어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궁서체는 자신의 존재를 재확인하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글을 써보시면 느낄 수 있습니다. 내가 타이핑한 글자가 궁서체로 출력되면 이전보다 훨씬 더 진지하고 집중되는 마음가짐을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마치 붓글씨 쓰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또한 궁서체는 악플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실제로 저는 다양한 테스트를 해보았습니다. 인터넷의 온갖 악플들이 여러가지 다른 글꼴로 쓰여져 있을 경우 과연 어떤 느낌으로 읽혀지는지를 말입니다.
시험 결과 궁서체로 쓰여진 악플은 그 어떤 다른 글꼴로 쓰여져 있을때보다 훨씬 더 약한 대미지를 줍니다.
궁서체는 태생적으로 악플과는 안어울리는 글꼴이 아닌가 합니다.
다만 모두가 다 궁서체를 사용하게 되면 그것 역시 몰개성해지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지만 그것을 대비해서 이미 준비를 해두었습니다.
에디터의 폰트 선택창을 보시면 궁서체 이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웹폰트를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아마 게시판에서 이렇게 다양한 폰트를 선택가능한 사이트도 대한민국에선 여기밖에 없을거라고 자부합니다.
진지함을 위해서 궁서체를 기본으로 선택했습니다만, 개성 발휘를 위해서 궁서체 이외에도 다양한 글꼴을 선택할 수 있으니 맘껏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
궁서체는 폰트자체는 예쁘지만 가독성이 떨어지고 모던한 웹디자인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제 1특징으로 궁서체를 뽑으셨을땐 의외였습니다. 특히, 이렇게 남다르고 강력한 기능이 많은 사이트에서요. 그렇지만 몇일 사용해보니 기능적인 요소보다도 사용자 경험에 큰 영향을 주네요. 특히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은.. 댓글을 작성할때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의도하신 취지를 읽고 보니 딱 맞는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