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재미는 어디에서 오는가에 관해서
리스크와 리턴에 대해서만 주목하는 글을 읽었다.
물론 최종적인 게임성의 극대화에는 이것이 큰 요소지만
게임에는 다른 재미를 유발하는 요소도 많이 있습니다.
첫째는 조작의 재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작하는 그 자체에서 느끼는 재미.
플레이어의 조작이 대상이 매력적이어야 하고 내가 움직이고 싶어야만 합니다.
예를 들면 멋진 자동차가 있다면 운전을 배우고 싶은 마음이 더 커지겠지요?
아주 조금만 운전을 배우더라도 큰 즐거움이 될겁니다.
그와 비슷한 경우라고 할 수 있겠지요.
둘째는 단순 조작에서 벗어나 완벽하게 조작하고 싶어하는 성장 욕구입니다.
어느 정도 할 수 있게 된다면 학습곡선이 완만하다는 가정하에 점점 더 잘하고 완벽하게
잘하고 싶은게 당연합니다. 여기서의 학습곡선의 완만함은 리스크와 리턴의 밸런스와도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셋째는 게임 세계를 살펴보고 싶은 욕구.
내가 모르는 세계에 있으니까 어디에 무엇이 있고 내가 뭘 할 수 있는지 찾아보고 테스트해보고 싶은게 당연합니다. 새로운걸 찾고 보는 재미. 이 역시 일상 생활 속의 욕구와 비슷합니다.
게임 세계가 단순하게 구성되어 있을수록 금방 끝날 욕구이고 RPG처럼 방대한 세계를 가지고 있다면 계속해서 충족될 메인 욕구입니다.
여기까지 오면 이제 게임의 룰에 따라 플레이하는 것만 남았습니다.
플레이어의 기본적인 조작 욕구를 불러일으켜야 한다는건 아주 기본적인 게임의 요구사항에 가깝습니다. 캐릭터의 매력뿐만 아니라 게임 전체의 그래픽 수준같은 것도 중요하겠죠.
그리고 이걸 충족하게 되면 플레이어는 게임을 붙잡고 계속 조작을 하게 됩니다.
이때 플레이어의 성장 욕구를 만족시켜야 합니다.
조작 그 자체의 난이도와 조작 실력 향상도 좋겠고
그게 아니면 캐릭터의 스펙 성장으로 난이도를 조절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옛날 오락실 게임은 짧은 시간의 플레이 타임이었으므로 두가지 모두가 다 해당되었지만
집에서 혼자서 하는 게임은 플레이 타임이 길기 때문에 캐릭터의 스펙 성장 쪽에 훨씬 더 비중을 크게 둘 수 밖에 없을겁니다.
셋째는 첫째와 밀접한 관련이 있을겁니다. 계속해서 질리지 않게 해줘야 하지요.
첫째, 셋째는 중요하지만 단지 이것만으로는 재미있다는 감성을 느끼게 해주기 어렵습니다.
결국 게임은 재미있다고 느끼는 결정적인 포인트가 필요한데 그게 게임성일거고
그게 리스크와 리턴의 조화일겁니다. 아슬아슬하게 극복 가능한 수준의 리스크,
리스크를 짊어지고 이겨냈을때의 리턴. 이걸 반복시켜야 성장 욕구를 계속 자극할 수 있을겁니다.
그게 단지 숫자 스펙 싸움이라고 하더라도 새로운 지역에 신규 진입했을때
모자란 스펙에 괴로워하고 반복된 싸움을 힘들게 이겨나가면서 성장해서 리턴을 얻어냈을때
재미를 느끼게 되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자유도가 높은 맵은 이런 재미를 느끼게 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스펙이 모자라면 그냥 회피하면 그만입니다.
물론 보상 스케일을 조절해서 리스크에 도전하도록 유도할 수는 있지만 쉽지 않죠.
또한 정교하게 리스크 수준이 설정된게 아니므로 플레이어가 맘대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보면
너무 어려운 레벨에 도전할 수도 있고 이런 것도 플레이어의 의지를 꺽게 될 것입니다.
다만 퍼즐게임류 중에는 성장은 빼고 조작의 재미만 추구하는 종류도 많이 있습니다.